비폭력 대화; 관찰(觀察, observation) (3)

관찰은 마음의 길을 따라 여행을 떠나는 것과 비슷합니다.

길을 걸으며 주변의 풍광을 감상하듯이 내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,

상대방의 표정이나 동작, 말투는 어떠한지를 살펴봅니다.

이 여행에는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.

바깥의 상황만이 아니라 내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을 좀 더 깊이, 좀 더 선명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현미경과 망원경이 필요합니다.

현미경은 나와 상대방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보다 섬세하게 살펴보는 데 필요합니다.

어떤 일이 생겼을 때 반응하기에 앞서 내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보려는 노력만으로도 마음의 공간을 넓힐 수 있습니다.

망원경은 언제 필요할까요?

망원경은 삶의 조건과 사건의 전후를 살펴보는 데 쓰입니다.

자극에 대한 반응이 끼칠 파장을 멀리 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.

무언가를 보고 들었을 때 관찰로 말하기는 정말로 어렵습니다.

왜냐하면 눈과 귀 등의 감각 기관을 통해 들어온 정보가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은 뇌의 해석이 이루어지고 난 이후이기 때문입니다.

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정보를 눈과 귀 등을 통해 받아들이지만 자신의 기억을 바탕으로 뇌가 해석한 것만을 사실이라고 알기 때문에 착각이나 잘못된 판단일 때가 많습니다.

저마다의 필터를 통해 세상을 보고 있으니 색안경을 쓴 채로 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.

평가를 하지 않고 말하는 것이 현실에서 가능하기는 할까요?

어떻게 해야 사실 그대로 말할 수 있을까요?

전후 사정을 알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대로만 보고 말하는 것은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.

전후 사정을 헤아린다 해도 내가 쓴 색안경을 인정한다면 판단.평가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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